
라디안테일 비리오 루트 감상
게임 전반적인 스포일러 o


마물의 코어를 포식한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검은 머리가 된 비리오. 치안유지대의 마물 대처법은 사실 마물을 퇴치하는 게 아니라 내쫓는 것뿐이었다. 비리오는 마물을 포식하여 체내에서 정화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한다. 흑발 적안이 더 잘어울리는데 그냥 저러고 다니면 안되나 ∠( ᐛ 」∠)_

바깥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별난 드래곤이라고 생각했는데 용의 왕이었다니 갑자기 스토리의 스케일이 커진다.

비리오 "이 크루토라가 이상한 상태인 건, 이제 모두 봤다는 게 명백하잖아. 실제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두 현상에 불만을 품고 있어. ......그렇게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아무도 현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 거지?"
자포라 "......기억해둬라, 도마뱀. 인간이라는 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은 존재다. 미궁 수호자에게 의문을 품는다고 해서, 혼자 목소리를 높여 거스를 용기 같은 건, 대부분의 녀석은 갖고 있지 않아."
비리오 "자신에게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쓸데없이 혼자서 소란 떨지 않는다. 혼자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동료와 함께 기회를 기다려 견딘다...... 그런 강함도 있구나. 조화의 마을, 이라고 한 건, 그런 시민성이 있으니까네. ......역시 자포라의 출신지야."
강자(드래곤)의 위치에서 약자(인간)를 이해하고 다른 형태의 강함을 인정하는 태도가 멋있었다. 비리오는 힘캐라고 생각했는데 성숙하고 통찰력도 있어서 마스터 드래곤이라는 지위의 무게가 느껴진다.

"한 가지만 충고해 둘게. 비리오를 사랑하는 건 안 돼. 비리오에게 부여된 사명은 말이지. 네가 아는 것보다 훨씬 무거운 거야. 무엇보다 그는 드래곤. 애초에 인간과는 다른 생물. 행복한 결말은 되지 않아."
이젠 주변인까지 뜯어말리는 사랑이다. 이젠 익숙해졌으니 실연당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이거, 가게에서 샀어. 바람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라크리마의 레플리카래. 이 옵시던은 사악한 기운을 쫓는다든가, 재앙을 물러가게 한다든가, 그렇게 불린다고."

"이건 나에게 있어 틀림없이...... 최상의 보석이야."
비리오가 티파리아를 이성으로 생각을 안하는 게 너무 빤히 보여서 어쩌면 좋냐... 붙임성있고 상냥하지만 그게 주인공만을 향한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 단지 서커스 동료로서의 유대감에 비롯된 거라


사실 비리오는 마물을 과잉 포식하느라 정화의 속도가 따라잡지 못해 몸이 침식되고 있었다


코어 아이템을 모으며 마물을 봉인하기 위한 포석을 쌓아가는 서커스 일행


레베 "......지금의 마스터 드래곤도 마물의 봉인을 바라고 있구나. .....그렇다면, 더욱 더 넘길 수 없어. 이건 당신들을 위해서이기도 해."
비리오 "희망은, 반드시 있어. 왕님께 바람을 요청하면, 이루어줄지도 모르고. 그러니.....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마. 진실을 알고서, 우리들이 해야할 일을 생각할게. 어떤 진실이 기다린다고 해도, 우리들은 절대로ㅡ 포기하거나 하지 않아."
레베 "......눈부시네, 당신들은. 계속 후회를 끌고 있는 나에게는, 조금, 너무 눈이 부실 정도로."
그렇게 말하고 미소짓고서, 레베는 그들에게 라크리마 이어링을 맡겼다.
"마스터 드래곤, 라그레스...... 우리들의 소중한 친구는 말이지. 어느 날, 세상의 포석이 되었어ㅡ"
파스하리아 루트에서 레베는 주인공과 공략캐의 사이에 시련을 주는 대상이었다면 비리오 루트에선 과거의 행동에 후회를 하거나 옛 친구에 대해 그리움을 품는 감정적인 존재로 그려져서 이쪽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정령왕들과 라그레스, 아테일의 관계가 지금의 코어 아이템 계승자들과 비리오, 코리부스의 관계와 닮아서 과거의 일이라도 유대감이 느껴진다. 근데 여기 주인공이 들어갈 자리가 없음;

"라그레스는 아테일이 바란,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세계중의 마물을 포식한 끝에. 거두어들인 부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신체 통째로 봉인되었어."

비리오 "가능하다면 너에게는, 마물의 두려움 같은 건 모르는채로 있어줬으면 했지만....."
티파리아 "내가 무서워하면, 더욱 마물이 늘어나는 거네......"
비리오 "무서워하는 녀석이 한 명 늘어도, 지금 당장 어떻게 되는 건 아니니까. .....그런 게 아니라. 단순히 내가, 너의 불안해 보이는 얼굴은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
나는 이걸 고백으로 간주하겠다.


비리오
...... '용의 신부'로 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돼. 힘을 부여하는 쪽도, 받는 쪽도, 상대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생애의 반려로 하는 맹세. 힘의 양도가 행해지는 건, 어디까지나 그 맹세의 부산물. 그러니, 그렇게 간단히 되는 게 아니야.
지니아
하지만, 당신의 사명이라는 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여자 아이를 울려서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비리오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나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태어났어. 내가 하지 않으면, 세상에 마물이 흘러넘쳐 언젠가 붕괴할 거야.
지니아
어머, 나는 그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야 누군가를 희생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는 비틀린 세상 같은 건, 엘레강트와는 동떨어졌잖아. 그런 한심한 세상, 지금 멸망하지 않아도 어차피 언젠가는 붕괴될 운명이야.
솔직히 지니아한테 공감해서ㅋㅋ 그렇게까지 비리오가 세상을 구해야 할까. 그냥 다 망해버리자

나는 그대로 체중을 맡겨 그를 밀어 넘어뜨리고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어째서 나는 가장 소중한 사람의 웃는 얼굴을 잃어야 해? 전부 전부.....나의, '마음'이야...... 모르는 누군가가 죽으면 돼, 라고 말한 것도...... 세상 따위 몰라, 비리오가 있으면 된다고 말한 것도..... 나의...... 본심이야......"
"좋아해, 비리오. .....당신을 정말 좋아해. 마물 때문에 끌어낸, 추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이건 전부..... 전부. 전부, 내 안에 있었던 마음. 당신을 희생한 세상 같은 건, 나는 웃는 얼굴로 있을 수 없어. 마물이 얼마나 흘러넘쳐도 돼. 세상 같은 건 멸망해도 돼."
그저 성모인 주인공보다 때로는 이기적인 마음이나 부정적인 감정도 드러내는 주인공이 인간적이라 좋았다. 이때 선택지가 비리오가 티파리아를 진정시키려는 쪽과 그냥 놔두는 쪽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진엔딩을 위해선 놔두는 쪽이 정답인 것도 좋았고
이대로 마물에 잠식되어 자아를 잃기 전에 티파리아를 살리기 위해 드래곤의 섬 파시오에 데려간 비리오

눈을 떠보니 용의 신부가 되었다는 라노벨 같은 제목의 내용

라그레스는 마물을 억제하기 위해 사대정령과 아테일의 손으로 봉인되었고, 그가 봉인된 동굴이 파시오의 심층부에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옛 마스터 드래곤과 세상의 마물을 전부 결정화한 마력의 덩어리가 된 채로. 봉인을 돌파할 수 있는 건 드래곤이나 아테일의 혈족뿐이라는 말에 코리부스는 서커스 멤버들과 함께 위험을 감수하고 동굴에 들어가고




사대정령의 시련을 뛰어넘고

"무사히 힘이 해방된 듯하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이 앞의 답을 찾아내고 싶다면..... 분명 '그'가 힘을 빌려 주겠지."
이윽고 아테일의 힘을 이어받아 성장하게 된다.
왕님이 잘생겼고 성장한 코리부스는 병약 미소년에서 병약 청년이 되었다 (´▽`)
소중한 친구를 자신의 손으로 잃어야만 했던 후회를 이번엔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그들의 마음이 잘 전해져서 감동적이었다. 아테일이 남긴 마지막 "부디 그에게 전해주렴. 다음 만날 때는, 또 함께 세상을 여행하자, 고ㅡ" 라는 말에서 그리움이 묻어나면서도 가볍게 말을 건네는 느낌이 오히려 그 감정의 무게를 더 강조하는 느낌이라 먹먹해졌다. 직접 말할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라그라스는 자신의 마력의 결정을 일행에게 넘겨주었다.

"이곳에서 부의 감정을 정화하는 동안, 나는 한 가지 알아챈 것이 있다. 분노, 슬픔, 괴로움, 원망, 하나씩 부의 감정이 사라져가고, 마물은 완전히 정화되지만...... 어느 마물도 사라지는 순간에, 이런 마음을 남기고 사라지는 것이다. '있어야 할 곳에 돌아가고 싶어'라고."
"녀석이 주의하고 있던 건, 모든 속성을 모은 빛의 마법. 사대정령의 힘을 묶어 칼날이 되게 한다. 그 칼날로 나와 마물을 엮음으로써, 아테일은 봉인을 했다. 마물을 베어 찢는 것도, 봉인하는 것도 가능한 빛의 칼날. ㅡ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잘 생각해, 판별하여라."

티파리아 "이, 에스코르치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비리오가 모은 부의 감정을 돌려주는 거야. 힘들다든가 괴롭다든가, 혼자 떠안는다니 잘못됐어. 그러니 세상의 한 명 한 명에게 돌려주자. 부의 감정은, 크게 모이면 마물로 되어버려. 하지만, 한 명 한 명 마음속에서라면 그건 분명 '필요한 감정'으로써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비리오 "이치는 알겠지만.....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 슬퍼하는 채 일어날 수 없는 사람도, 분노를 주위에 흩뿌리는 사람도, 있어. 현재, 마물은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내가 하지 않으면, 세상은."
자포라 "그러니, 우리들이 있잖아. ㅡ우리들, 서커스가."
이온 "그렇네. 한 명 한 명 부의 감정을 안고, 어두운 얼굴을 한다면ㅡ"
파스하리아 "그 배의 웃는 얼굴로, 힘든 감정을 껴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라리다 "우리들 '서커스'로, 그 도움을 주자."
파스하리아 "사명이라면 서커스에도 있잖아? 세상을 돌고 모두를 웃는 얼굴로 만드는, 중요한 사명이 말이지."


아테일로부터 받은 빛의 힘인 마물만을 베어내는 검으로 비리오 안의 부의 감정을 세상으로 흩어지게 하는 코리부스. 육아 일기 찍은 지 얼마 됐다고 다 컸네 다 컸어. 모두의 힘을 모아 세상의 위기를 극복하자 > <라는 얼핏 유치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동화 같은 이야기니까 동화 같은 결말도 좋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서커스의 목적이랑 부합하고

"그때 말이지. 나는, 이대로 비리오와 멀리 떨어져, 이제 만나지 못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대로 비리오에게 죽는다면, 그래도 좋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당신은, 나를 죽이지 않았어. 자신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나를 구해주었어. 나의 손을 잡고, 되돌려주었어. 그러니 이번엔, 나의 차례."
"불합리함에 분노를 느끼니까, 뛰어 넘어주마 라고 앞을 향해. 그러니...... 부의 감정은 분명, 다음 한 발자국을 내딛기 위한 원동력. 눈을 돌려 없애버리고 싶어도, 부정하면 안 되는 우리들의 소중한 감정이라고 생각해. 이건 전부, 모두와 여행을 해서, 비리오를 좋아하게 되어 알게된 것. 내가 비리오를 생각하는 마음속에, 가득 가득 부의 감정도 차 있었어. 그것도 전부 포함해서, 내가 비리오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마음."

나도, 바라도 좋으려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를 만들고, 시시한 일에 웃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 그리고 언젠가 맺어져서...... 작은 일로 싸우고, 포옹해서 화해하고...... 그런 평범한 행복을...... 바라도, 좋을까......?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사명을 다하고자 했던 비리오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순간. 억눌렀던 감정이 흘러나오는데 비리오가 바라는 것이 너무 소소한 일상이라 눈물났다 ( ・ᴗ・̥̥̥ ) 마물이라는 존재가 부정적인 감정의 집합체라는 건 별 생각 없이 받아들였는데 반대로 쪼개면 평범한 인간의 한 요소라는 점은 좋았다. 이 세계관은 그동안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 자체를 부정해왔었던 거라는 걸 의식하지 못했으니까.

두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나머지 멤버들도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해 여러모로 진상에 가까웠던 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