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르샤나전희FD 시게히라 루트 감상
게임 전반적인 스포일러 O
비르샤나 팬디 게임값은 시게히라 루트 하나로도 충분히 뽑았다.
시게히라의 고양이 같은 매력도 좋았고 스토리도 5장이라는 분량을 루즈한 부분 없이 잘 조절했다.
처음엔 시게히라가 애샛기처럼 제멋대로 구는 모습이 귀여워서 호감이었는데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시게히라가 샤나에게 감화되어 변화하는 모습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타인 따위 신경쓰지 않고 본능대로 살아왔던 시게히라가 서투르지만 샤나를 생각해서 행동하는 모습이 순수해보였다. 시게히라 볼 때마다 고양이 생각이 나는데 마치 돌봐주던 길고양이가 보은하겠다고 생쥐 물어다 사람한테 주는 느낌?
토모모리 "시게히라, 나는 말이지. 샤나오를 내가 그리는 이상의 존재로 성장시키고 싶다."
시게히라 "남자 상대로, 그 말은 아니지 않아? 그건 마치 무라사키 우에(紫の上)네."
토모모리 "무라사키 우에(紫の上)와는 달라. 히카루 겐지는 그녀를 소중히 귀여워해, 풀솜으로 감싸듯 키워냈지만...... 나는 그런 흠이 없는 미옥에, 흥미는 없다. 싸워보고 확신했다, 그 강인함이야말로 가치가 있지. 연마됨으로써 한층 빛나는 돌 같이 상처투성이가 되어야 샤나오는 아름다워진다."
오늘도 은은하게 돌아있는 토모모리
집착 · 광기가 근본이긴 한데 후일담의 말랑한 토모모리와 갭이 너무 크다ㅋㅋ
시게히라 "왠지 재미없어. 그야 형님, 나조차도 이만큼 관심 가져준 적 없잖아."
삐짐. 시게히라는 몸만 컸지 정신연령은 두 자리수 안넘을 것 같다.
토모모리가 샤나에게 관심 가지는 게 불만이면서도 내심 궁금해서 직접 찾으러 가는 것도 애 같음
토모모리 "너무, 지나친 장난은 하지 않도록. 그건 나의 사냥감이라는 것을, 거듭 잊어선 안 돼."
동생이고 뭐고 토모모리 진심으로 분노할 것 같아서 이때부터 오싹했다.
갑자기 목소리 확 깔고 나직히 말하는데 토모모리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심란해졌다
시게히라 "그ー러ー니까, 어째서 형님은 너만 신경쓰냐고ー 술도 안마셔, 재미도 없어, 색기도 감정도 없는 시골뜨기의 어디가 형님의 심금을 울렸다고ー"
유흥 좋아해서 주량 셀 거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빨리 취함ㅋㅋ
취하니까 본심 나와서 대놓고 질투하는 게 유치해서 귀여웠다
시게히라 "나는 형님을 아주 좋아해. 누구보다도 강하고, 아름답고, 머리가 좋고. 어렸을 때부터 계속 존경했어."
형아가 너무 좋아서 그 좋음을 주체 못하고 이곳저곳 자랑하는 게 순수해서 또 귀엽다
귀여워 보이면 답도 없다는데 시게히라 너무 좋아🫠
리뷰 쓰면서 생각났는데 시게히라 보면 역전검사 이치야나기 검사 느낌도 난다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대단하다고 방방 뛰던 곱게 자란 도련님이 철들고 독립해나가는 서사도 그렇고ㅋㅋ
시게히라 "애초에 오늘은 정상이 아니야. 네가 바보같이 술을 따랐으니까, 너무 많이 마셔 몸도 찌뿌듯한 채고.
내가 진짜 힘을 내면 이렇진 않아! 너 같은 건 순식간에 죽는다고. 형님에게, 함부로 날뛰지 마라고 들었으니까, 봐주고 있을 뿐이야!"
시합에서 졌다고 분해서 이것저것 핑계되는 애샛기
말린 과일 보따리를 내미는 나에게, 시게히라는 정색하고 입을 열었다.
시게히라 "아니, 필요없다고. 그런 길거리에서 판 것 같은 건 먹을 생각도 없기도 하고. 무리무리무리! 큰 문제잖아. 그런 거 절대 먹을 수 없어. 맛있을 리도 없고."
고급 입맛이라고 편식하는 애샛기
억지로 샤나가 먹이니까 맛보고선 맛있는데 솔직하게 말 못하는 것도 티남
시게히라 "......거기다, 어제는 왠지 바람 소리도 셌고. 조금 옛날 형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떠올려서, 잘 잠들지 못했다고......"
샤나 "이야기? 무슨 이야기인데?"
시게히라 "절대 말 못해. 그런 건, 별로 말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시게히라는 왠지 조금, 무서워하는 듯이 보였다.
샤나 "......혹시, 괴담 이야기라든가?"
시게히라 "나, 나쁘냐고! 형님의 그 이야기는 엄청 무섭다고!"
샤나 "아하하하하! 너, 의외로 겁쟁이구나!"
시게히라 "뭐! 너, 웃었지! 웃기지 마!"
샤나 "그야, 평소 그렇게 잘난 듯하던 주제에. 무서워서 잘 잠들지 못했다니. 어쩔 수 없으니까, 오늘은 수행은 쉬고 함께 있어줄까? 내가 있을 동안 휴식을 취하면 돼. 그러면 무섭지 않잖아?"
무서운 이야기 떠올렸다고 혼자 잠 못드는 애샛기
샤나도 적응 돼서 육아하듯이 시게히라 우쭈쭈해준다ㅋㅋ
팬디 올클하고 오랜만에 본편 토모모리 만나러 갔는데 토모모리가 샤나 울려보겠답시고 괴담 이야기 하는 부분 나와서 웃겼다ㅋㅋ 샤나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니까 토모모리가 왜 안 울어?;;하고 도리어 당황해한다
내 반응=샤나 반응
~ 본편 내용이 기억 안나는 누군가를 위해 괴담 요약 ~
호수 근처에 살고 있던 남자가 어느 날 기억을 잃고 물가에 사는 젊은 여자를 발견.
남자는 여자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신세지게 해주다 눈이 맞아 부부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는 어째서인지 달이 뜨지 않는 밤만 혼자 자겠다고 한다. 그 밤은 절대 자신이 있는 방을 엿봐서는 안 된다고. 남자가 방문을 여니 그곳에 있던 것은 오니의 모습을 한 여자였고 도망친 남자를 쫓던 여자 오니가 우연히 수행에 나선 중에게 부적을 맞고 사라지며 남자를 원망하는 신음만을 남겼다.
지금도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오니의 모습을 보인 여자의 원한이 가끔 돌아오는 것이라는 이야기.
...이걸 듣고 시게히라는 쫄았다고? 얼마나 쫄보인거냐(+노리츠네도 무서워했다는 토모모리의 증언)
시게히라 "걱정......" 네가 나의?"
샤나 "매일 얼굴을 마주했었지. 그러다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된다면 누구든 걱정해. 거기다, 평소의 너라면 물을 떠오라니, 간병하라느니 나에게 명령하고 있잖아?"
시게히라 "네가 말했잖아? 동료는 명령하는 게 아니라고."
며칠동안 낮밤 가리지 않고 외출하느라 감기 걸려 앓아누운 시게히라
동료라는 게 정확히 뭔지도 모르면서 명령 안하면 되는 줄 아는 게 귀여워
그것은, 대나무 잎에 감싸인 말린 과일이었다.
샤나 "......대체, 무슨 일이야?"
시게히라 "너, 이걸 좋아했잖아? 그래서 찾아서 사왔어. .....그야, 상대를 배려하는 게 동료잖아?"
"그래서, 너와 나는 동료?"
보은하는 아기 길고양이 같아서 안쓰러우면서 귀엽다💦
시게히라 "......샤나오, 네가 발버둥 치고, 발버둥 쳐서 지금보다 더 강해져서...... 그러더라도 형님에게 필적하지 않았을 때에는ー 형님에게 붙잡히기 전에, 내가 너를 죽여줄게."
시게히라가 샤나를 죽여준다는 게 저 상황에서 최선이라는 게 슬프다
내가 토모모리의 광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샤나에겐 불행한 일이니까 마음이 복잡하네
시게히라 "전장에서 너와 내가 겨루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피로 피를 씻는 듯한 사투를 펼치려나? 어느 쪽이 죽을 때까지 서로 베어내고...... 하핫, 너는 승부에는 봐주지 않겠지. 내가 헤이케든 뭐든 그랬어. 단지 너와 나로서 대치해서, 정면에서 승부했지. 그렇기에 나는 너와, 동료가 되고 싶었어......"
샤나와 인간적으로 교감하면서 감화된 시게히라😢
본편 노리츠네 루트는 교감을 하면서도 전장에서 만나면 서로 봐주지 않고 후회없이 싸워보자! 하는 소년만화 느낌이었다면 시게히라 루트는 마음속에서 갈등하면서 싸우는 편이라 애절함이 더 강한 것 같다.
기 편하게 흡수하라고 뒷머리 잡아주는 거 설렌다ㅎ
토모모리 "시게히라, 아까 들을 기회를 놓쳤구나. 나는 그녀를 붙잡고 싶다. 협력해 줄 거냐고 물은 나에게, 그대는 답하지 않았잖아? '그녀'라 들어도 놀라지 않구나. 그대도 그 자가 여자라고 안 건가."
"말했을 터다. 그 자는 나의 먹잇감이라고. 잊어버리고 말았으려나?"
형과의 힘의 차이는 분명했다. 토모모리는 손을 뻗어, 시게히라의 턱에 손을 댄다. 움직이지 않도록 시선을 똑바로 자신에게 붙들고는, 유열을 띤 얼굴로 다시금 물었다.
토모모리 "시게히라, 협력해 줄거지?"
협박하는 형아 너무 무섭잖아...... 🥺
평소랑 시게히라의 분위기가 다른 거 바로 눈치채고 떠봤는데 바로 걸렸다
저때 협력한다 대답 안했으면 그대로 썰려서 엔딩 났을듯
토모모리 "후후, 아내로 맞아들이면 누구의 눈에도 닿지 않도록, 저택 깊숙이 소중히 가둬두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언제 또 나의 동생처럼, 어리석은 남자가 꼭 미쳐버리지 않는다고 할 수 없으니까."
시게히라 "요시츠네를 가둬둔다? 그런 거 절대로 하게 두지 않아......! 그 녀석은 언제나, 밝은 태양 아래 있어야 해! 요시츠네는, 여자임에도 싸우는 걸 선택했어!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살아가고 있다고! 언제나, 바보처럼 성실하게......! 매일 매일 수행하고,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고! 새장 속의 새처럼 귀여워한다니, 그 녀석이 기뻐할 리 없잖아!!"
드디어 철이 든 우리 금쪽이 ( ◜𖥦◝ ) 감동이야
시게히라 "네 웃는 얼굴은, 태양을 향해 피는 꽃송이가 큰 꽃. 요시츠네, 네가 나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면, 무척 기쁜 마음이 들어. 이런 걸 생각하다니 지금까지 없었어. 처음이야......
하아... 대놓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것보다 이쪽이 취향이라 너무 좋았다
이런 감정을 처음 느껴봐서 무슨 단어로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시게히라 안의 샤나의 이미지가 해바라기처럼 밝고 따뜻하다는 점과 시게히라가 샤나를 보며 두근거리는 느낌이 잘 전해져서 설렌다.
토모모리 "그렇게나 귀여웠던 나의 동생이 이렇게 미쳐버리다니, 조금 오산이었어......"
시게히라 "미쳐버린 게 아니야! 나는 바뀌었다고!"
토모모리 "바뀌었다, 인가...... 그런 깨끗한 눈으로 말할 수 있는 그대가 부럽군. 만약, 그때 히라이즈미에 가게 하지 않았다면. 그대가 아닌, 내 자신이 향했다면...... 그녀와 함께 지내고, 그녀에 의해 변했던 건, 나였을까. 후후, 그런 걸 생각해도 전부 없는 일인가......"
내가 이래서 토모모리를 못 놓겠다. 갑자기 이렇게 훅 들어오면 나 운다고( ´•̥̥̥ω•̥̥̥` )
밀린 게임들 스샷 빨리 처리하고 본편 토모모리 한 번 더 만나러 가야겠다
비애엔딩
시게히라 "나는 어째서...... 이렇게까지 되어 살아있는 걸까...... 너를, 이런 일을 겪게 하면서까지......"
요시츠네 (그건, 내가 네가 살아주었으면 한다고 바라고 있기 떄문이다...... 나의 집착이, 너를 계속 살리고 있어.)
자책하는 마음에 짓눌릴 것 같아 고개를 숙이니, 시게히라가 머리를 비벼왔다.
시게히라 "미안...... 그렇더라도 나는...... 어떻게 해서든 포기하고 싶지 않아...... 너와의 약속...... 함께 살아 돌아가자고...... 약속했잖아......? 나는 이 약속과 미래를 포기할 수 없어...... 네가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는데..... 미안...... 요시츠네......"
함께하고 싶다는 서로의 욕심이 서로를 옭아매서 고통스러운 상황
희망이 없는데도 희망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집착이 절망적이다
연애엔딩
토모모리 "후후...... 시게히라, 그녀에 의해 변했다는 그대의 모습...... 마음껏 보았다...... 역시 나는... 그대가 진심으로 부럽다...... 바라건대...... 내가 그녀에 의해 변하고 싶었어...... 아아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시점에서, 혹시 나도 이미....... 조금...... 바뀌었을지도 모르겠군...... 후후...... 만약... 내가 목숨을 잇는다면...... 그대들의 앞에..... 만나러 가도록 하마...... 보여주지 않겠나...... 그대들 두 명의......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그대들도 보아다오....... 내가 바뀌었을지 어떨지를......"
정적이 두드러진 작은 틈이 있었다. 파도 소리만이 귀를 울린다.
토모모리 "이만......"
아름다운 미소를 띤 채, 토모모리는 뒤로 쓰러지듯이 바다에 떨어져갔다.
다음이 있다면 어느 날 아무렇지도 않게 훅 나타났으면 좋겠다
토모모리다운 아름다운 최후였다고 생각한다. 목숨 구걸하는 건 좀 없어보이잖냐
요시츠네 "시게히라, 토모모리는 너를 보아주지 않았다고 너는 말했지만, 최후의 최후에 봐 준 게 아닐까? 그 녀석은 너에게, 자신을 죽이게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몸을 던졌잖아? 너에게, 아주 좋아하는 형을 죽인다는 죄를 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는 그렇게 토모모리를 알지 못하지만, 그 녀석의 미소는 싫을 정도로 봐왔지. 그것들은 다 만들어진 것 같았어. 하지만, 마지막의 미소는 진짜처럼 보였어. 그것은, 너를 향한 형으로서의 애정이겠지. 토모모리는 변하고 싶다, 고 했지만 이미 충분히 바뀌었지 않을까. 그야, 이치노타니에서는 아무 주저도 없이 너를 죽이려고 했던 토모모리가, 너를 생각해 몸을 던졌으니까."
시게히라 "그런가...... 형님은 나를 부럽다고 말했어. 나는 네 덕분에 변할 수 있었으니까. 내가 히라이즈미에 가지 않았다면, 만약 너와 함께 지내며 변했던 것은, 내가 아닌 형님이었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나는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아무것도 모른 채, 생각하지 않고, 바보처럼 살아서 그걸로 끝났을지도......"
요시츠네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네가 변한 건 네가 그렇게 운명(さだめ 숙명)을 개척했으니까야."
시게히라 "운명인가...... 그러고 보니 전에 나, 너에게 운명 같은 건 아무 쓸모없다고 말했었지. 하지만, 나의 운명도 바뀌었고, 너의 운명도 바뀌었어...... 아니, 네가 말한 대로 개척했어."
이 집 캐해석 잘하네 ( ◜𖥦◝ )
시게히라 "......고마워. 나에게 여러가지 가르쳐 주어서, 나를 바꾸어 주어서, 나의 간병을 해, 잔뜩 걱정해서, 계속 함께 있어 주어서ー 그리고, 나를 좋아해 주어서...... 요시츠네, 좋아해."
이건 그냥 시게히라가 순하게 예뻐서ㅋㅋ
시게히라 루트는 성장 서사가 좋았는데 애샛기에서 상남자가 되기까지의 변화가 놀랍다
형아가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도 처음 대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시게히라 우쭈쭈하면서 바라봤었음
팬디는 시게히라를 위해 만들었다고 해도 과장 아니다. 서사에 온갖 정성을 쏟은 느낌이라. 구원 서사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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