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グラブル

グランブルーファンタジー

n4in 2019. 3. 10. 14:39

"고맙다. 그리고 중대한 책임을 짊어지게 해서 미안했다."

"............"

"루시펠님. 저야말로 사과하게 해 주십시오."

"반란도 재액도...... 전부 제가 뿌린 씨앗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당신을 탓하고 제 마음만 생각해, 결국 카난에서 일어난 비극을 초래했다."

"정말로 저는...... 사과의 말조차도......"

"내 일은 됐다. 너의 열등감을 감수한 나의ー"

"안됩니다. 죄는 죄라고 자신이 인정하지 않으면. 진심으로 속죄를 하기 위해."

"산달폰......"

"알았다. 그렇지만 기억해 두었으면 한다."

"세상 사람들이 용서하지 않더라도, 기나긴 세월 미움받더라도, 너라는 존재는 영원한 나의 안녕이다."

"영원......"

"감사합니다. 그 말을 가슴에 새겨 살아가겠습니다."

"부탁한다, 천사장."

"네! 당신의 존재도 영원한 저의 빛입니다."

이 장면을 언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읽는 순간, 온갖 감정이 밀려오는데 이 감정을 글로 옮기려니 난감하다
'영원'이라는 말은 무겁기 때문에 함부로 내뱉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루시펠과 산달폰의 사이에서는 이보다 잘 어울리는 말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단순히 사랑 고백이라고 하기엔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루시펠이 산달폰과는 상하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가 되고 싶다고 했었는데 루시펠은 산달폰에게 영원한 안녕, 산달폰은 루시펠에게 영원한 빛이라고 주고 받은 순간 루시펠이 원했던 진정으로 대등한 관계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후후후......"

"아 그건 그렇고...... 커피 한 잔 더?"

"아, 네! 그럼 이번엔 제 솜씨를ー"

"어~이......! 눈을 떠, 산달폰!"

"부탁이에요! 일어나 주세요, 산달폰 씨!"

"............"

"아뇨...... 역시 슬슬 돌아갈까 하고......"

"그런가......"

"알았다. 지금의 너에겐 현실로 돌아갈 방법을 알고 있을 거다. 마음 가는 대로 날개를 펼치면 돼."

"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은 약속을...... 전언을 이룬 후에는 어떻게 할까 정하지 않았습니다."

"좀더 본심을 말하면,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아... 루시퍼와의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 그랑 일행이 에테멘안키에서 빠져나갈 시간을 벌겠다면서 어차피 자신은 약속 후에...라고 했던 부분인가
왠지 사명을 이룬 후의 산달폰은 허망함을 느끼지 않을까 했는데 죽고 싶었구나...산달폰의 심정이 이해는 간다

"하지만 지금은 하늘의 세계에서, 동료와 함께 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드디어 산달폰이 그랑 일행을 동료로 인정했다
항상 그랑 일행과 자신은 일시적인 협력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박아 놨었는데...

"그래. 나도 응원한다."

"하하...... 하지만 제 본심은 들켰죠? 그래서 영원한 안녕이라며 응원을."

"응......? 들켰다는 것을 들킨 것인가?"

"빤히 보인다고요. 난센스네."

"후후후...... 그렇지만 나의 거짓 없는 본심이다."

"하지만 커피 한 잔 더하라고 권했던 것은? 조금 붙잡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요?"

"마음이란 모순된 것이다."

"하하하. 갑자기 뭡니까......"

"하하하......"

"그러면......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다녀와."

"............"

"아, 저...... 그러고 보니 옛날과는 반대네요. 연구소의 안뜰에 있던 시절과."

"지금은 너야 말로 천사장이고, 나는 기다리는 몸이구나."

"왠지 겸연쩍은 기분이지만...... 커피 나무들을 키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보도록 하지."

"............"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

"............!"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

산달폰이 다녀오겠다는 말을 한 후에 침묵하는 장면이 여러번이나 나왔는데 그만큼 산달폰에게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루시펠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겠지...
그래도 마지막 말이 영원한 이별을 뜻하는 さようなら(사요나라)가 아닌 いってきます라는 말을 선택했다는 것은 후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는 느낌이 다소 안심이 된다
인간의 수명은 천사에 비하면 찰나에 불과하니 いってきます는 말 그대로 가볍게 놀다오는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언젠가 그랑 일행의 여행이 어느 형태로든 끝을 맺게 된다면 산달폰도 루시펠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ただいま(타다이마), お帰り(오카에리)와 같은 인사를 주고 받으며 그곳에서 같이 행복하게 지내지 않을까...

"............!"

"............"

"다녀와...... 옛날에 네가 매일같이 했던 말이다."

"그 안뜰에서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지금의 나에겐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 만나자, 산달폰ー"

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담담하게 쓰고 싶었는데 이 슬픔을 억누를 수가 없다
루시펠의 표정이 너무 쓸쓸하고 슬퍼보인다
안뜰에 지내던 시절에서 시작하여 반항기를 거쳐, 천사장으로서 훌륭히 전언을 완수해내기까지...
루시펠은 산달폰의 성장한 모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산달폰이 마지막에 떠나는 장면은 둥지를 떠나는 아기새의 느낌이 있어서 더욱 애틋했다

"응......? 여긴...... 하늘이라고......?"

"산달폰 씨! 좀더 팔에 힘을 주세요!"

차원의 틈새가 사라진 후, 어째서인지 산달폰이 남아 있어 의식을 잃은 채로 떨어지고 있던 것을 그랑이 그랑사이퍼로 쫓았다
옛날에 자신을 떨어뜨리려던 손을 지금은 필사적으로 꽉 쥐고...

"단장......! 그 상황에서 나를 쫓아온 건가......?"

"어째서......"

1. 같이 있고 싶어
2. 커피가 마시고 싶어
3. 가녀린 손가락이다......

3번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엔 산달폰을 놀리고 싶어서 "가녀린 손가락이다......"라는 선택지를 선택했다면 이번에는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해주는 효과도 있어서 3번을 선택

"너, 너는......!?"

"이 상황에 농담은 그만둬! 순간 진심으로 복수인가 생각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랑에게 영원히 박제될 흑역사


역할을 환원한 후 평범한 삶을 살게 된 천사들
아즈라엘의 정신도 돌아왔는데 왜 아직도 누더기 모습이야ㅋㅋ
그래도 행복해보이니 잘됐다

사리엘도 살아있었다
이상하게도 사리엘의 상처는 보이는 것만큼 치명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허무의 오염으로 물든 코어가 제어되었기 때문에 사리엘은 제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오염의 제거...... 나쁜 것을 없앴다......"

"보좌관...... 너는 내게 살라고 하는 건가......?"

"모르겠어......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너는......"

"아, 개미다."

베리알은 알듯 말듯 하면서도 결국 모르겠다
하지만 사리엘에게 대했던 태도는 진심이었겠지

언젠가 찻집을 열고 싶다는 흘러가듯 말을 꺼낸 산달폰
루리아와 비이가 적극 추진하여 산달폰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배에 연습용 가게를 내기로 했다

산달폰도 솔직하게 고마움을 표한다

내친김에 루리아와 비이가 응원가도 불러준다
왜하푸부터 저 노래 꾸준히 나왔는데 듣다보니 은근히 중독된다

"............"

"하하하! 의미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흔드는 노래군."

"오? 뭔가 빠졌구나!"

"기다려. 완전히 인정한 건 아니야. 아직 상향의 여지가 있다."

"예를 들면 응원가라고 해도, 발랄한 것과는 다른 표현도 있잖아?"

"모르겠는가. 요컨대 가창법을......"

처음 들었을 때는 'wow'나오자마자 바로 넘겼는데 이번에는 스샷 찍는다고 음소거했다
아무리 산달폰이라도 이건 좀 많이 그래...

"오~! 정말 대단해!"

"정말 좋았어요! 노래를 좋아하셨군요?"

???????????
루리아와 비이의 반응이 이상하다
진심이야?

"후후후......"

"그럼 출발이다. 너희들의 여행에 어울려주지."

"나 자신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ー"

인간과 천사와 타천사, 그리고 신들을 둘러싼 인연에 막이 내린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그 결착을 기리듯이 바람을 불게 했다
빛나는 여러 마음을 싣고서ー

전체적으로 잘 만든 스토리였고 결말도 깔끔하게 끝났다
앞으로 그랑블루 판타지를 하면서 이렇게 스토리에 빠져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날이 다시 올까...
다른 스토리들도 읽은 적은 있지만 지금만큼 여운을 준 적이 없었다
3부에 걸쳐 산달폰의 성장 서사를 짜임새있게 잘 구성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신의 시련만 남았네...

엔딩 후의 산달폰